벤치.

가을 바람내가 기분좋은 어느날.

무작정 차에 올라 달려간 곳은 양수리 두물머리.

남한강과 북한강 줄기가 만나 아름다운 하모니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그곳엔 내가 좋아하는 벤치가 있다.

그저 평평한 나무바닥이 아닌 마치 두물머리처럼 중심을 향해 양 끝이 각도가 살짝 높아 두사람이 앉으면 자연히 중심이 가운데로 이동되어 서로를 기대게 해주는 따뜻한 벤치.

그곳에 앉아 잔잔한 강물과 배실배실 웃음을 머금은 사람들이 가을바람속에 살랑이는 모습에 젖어든다.

그렇게 누군가와 그 벤치에 나란히 앉아 따뜻한 모포를 함께 두른채 지는해를 바라볼수 있다면 어느때 겨울바람에 실려 간다고 해도 행복하게 미소 지을수 있지 않을까?

가을이 되면 세상은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울긋불긋 화려하게 차려입고 다음 세상으로 떠날 채비를 한다.

그래서일까?

가을이 되면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히 어디론가 향한다.

삼삼 오오 화려하게 차려입고 우리도 먼길을 떠날 준비를 한다.

역할을 다하고 겨울바람에 거침없이 제몸을 날리는 그 푸르름이 그래서 아름다운 거겠지.

백발이 성성하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해도 밉지 않은건 지난날의 그 푸르름이 여전하기 때문일거야.

두물머리의 사랑의 벤치가 오늘 더욱 그리워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언젠가 그곳에 나란히 앉아 지는해를 바라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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