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도록 푸른 하늘 어디를 비집고 찾아왔는지
노란 나비 한 마리 마지막 코스모스에 앉았다.
마른 젖꼭지를 물고 잠든 늦둥이처럼 한참을 붙어 있다가
시나브로 불어온 바람 따라 철없이 나풀나폴 날아오르자
한참을 지켜보던 꽃이 잦아든 바람에 고개를 돌린다.
만추의 오후는 세월 잊은...
드디어 'Eye-Walking’* 시간이야.
설거지는 마쳤고, 티백 우려지는 향이 솔솔 퍼지고 있어.
만추의 안개가 조금씩 옅어지면서 제대로 산책 분위기가 되었어.
첫 코스는 언제나 코스모스, 너야.
여름 한철 내내 피고 지는 널 뻔질나게 만났어.
말라깽이가 원색 스커트 건들거리는 매력 하나로 버티더니,
오늘은...
어제는 데크에 앉아 샹송을 들었답니다.
뭔가 사연이 있는데 그게 뭔지 모르니까 좋았어요.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대충 이별과 추억이겠죠.
원래 살아남은 노래란 다들 그렇잖아요.
사람들은 원래 사랑이 넘치는지,
아니면 사랑에 빠져야 음악에 관심이 생기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오늘 아침에는 감자국을 준비하며 또...
다시,
가을입니다.
동네 어귀가 보이는 둔덕에 올랐습니다.
그때처럼 억새 눈발이 가만히 날립니다.
옛 뭉개구름도 지나가네요.
다들 무심하게 흐릅니다.
그래도 서운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바람이 그런 거니까요.
낮에 뜬 초승달이 노을 속으로 스며듭니다.
한밤이 되기 전에 바삐 산을 넘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달만은 모르는 척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