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코스모스-에필로그

  이제 갔습니다. 님이 아닌데도 떠났습니다. 가지 하나 꺾어진 채 말라버린 줄기가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길가의 꽃들은 아직 한창인데 말입니다.   때 이른 이별이지만 안타깝지 않습니다. 유난히 일찍 만난 인연이라 하마...

늦단풍

  봄꽃이 부러웠던 마을 앞 큰 느티나무 내내 망설이다가 풀들이 하나둘 잠에 들자 아침 안개 속 가을꽃을 피웠네요.

가을은 사랑의 계절이 아니랍니다

  설익은 유혹일랑 소용없어요. 기다림의 봄이 힘겨워요. 이번엔 봄의 설렘을 나눔의 가을까지 익혀 긴긴 겨울 꽁꽁 묶어두렵니다.

다반사

  시리도록 푸른 하늘 어디를 비집고 찾아왔는지 노란 나비 한 마리 마지막 코스모스에 앉았다. 마른 젖꼭지를 물고 잠든 늦둥이처럼 한참을 붙어 있다가 시나브로 불어온 바람 따라 철없이 나풀나폴...

코스모스를 보내며

  드디어 'Eye-Walking’* 시간이야. 설거지는 마쳤고, 티백 우려지는 향이 솔솔 퍼지며 만추의 안개가 조금씩 옅어지고 있어.   첫 코스는 언제나 코스모스, 너야. 여름 한철 내내 피고 지는 널 뻔질나게 만났어. 말라깽이가 원색...

나는 왜 늘 관계 속에서 상처 받을까?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지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 아픔이 밀려옵니다. 도대체 나는 왜 늘...

파장(罷場)

  늦은 오후 가평 오일장 마지막 다섯 무더기를 남긴 야채 장수 김씨는 이미 충분한 것도 같은데 좀처럼 거둘 기색이 없다.   과일 장수 박씨는 절반 넘게 남은 좌판을 접으며 늦기...

패랭이꽃-2

  너를 만나러 가는 시간, 오후 3시.   점심 가볍게 먹고,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옷깃을 매만진 다음, 정원에 나가 네 앞에 쪼그리고 앉지.   대나무처럼 마디를 곧추세운...

착각

빠르게 먼저 가는 길이 그 길이 아니오 세상에 잔뜩 널어 놓은 닦지 못한 종잇장들 먼저 말한들 오류이고 많이 말한들 쓰레기인데 무엇하러 그리 바삐들 서두르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앞다투어 앞장서길 바라니 애달피...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가 눈물 짓습니다. 덩그러니 홀로 머문 이 세계가 외롭고 그리워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우리 서로 같은 모습으로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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