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혼탁해 맑은 유리를 뽁뽁이로 막아야 했다
냉기가 대문짝만하게 열린 틈새를 당당히 들어와 실내를 냉장실로 바꿔 놓기 바로 직전의 조치다.
문풍지를 시작으로 뽁뽁이 까지 등장했으니 월동 준비는 이것으로 끝이다.
유리에 물로 붙이는 엠보스형 비닐이 안팎을 구분하기가 정말 어려운 건 우리가 이미 신체적 월동을 막 끝낸 뒤여서는 아니겠지?
한 마디로 눈 뒤집고 안팎을 찾았다.
유리에 묻은 때를 말끔히 제거 후 스프레이로 유리에 물을 분사해 안쪽의 예민하게 밋밋한 부분이 유리에 가도록 붙여 줘야 한다. 그리고 수건으로 쓱쓱 문지르면 끝.
집안의 모든 유리와 현관문이 뽁뽁이로 칠 갑을 하자 온실에 들어와 앉은 듯 따뜻하다.
이제 베란다 사용자 화초 들 과 우리 집 몽몽이 그리고 필자도 DMZ 드나들듯 은밀하고 자유롭다.
생활의 영역이 온도와 연동되고 차갑고 단단한 건 마음의 센서를 둔화 시킨다.
우리 집 뽁뽁이 박사는 아침부터 위풍당당 온 집을 누비며 치렁치렁 뽁뽁이 치마를 이리저리 휘둘러 대다 ” 어머~~ 온실처럼 아늑해~~! ” 하는 한마디에 장비 철수 그대로 소파에 벌러덩~ 그리고 온실 속 수면은 몇 시간째 계속 중이다.
세상이 혼탁한 건 유리를 닦지 않아서 였는지 뽁뽁이가 선보이는 빛줄기는 오묘하고 신비롭다.
유리 너머 저쪽 세상이 Virtual reality 가상현실에서 Metaverse로 이동했다고 온갖 매체가 떠들석한 가운데 온실 속 세상은 그저 평화롭구나..
꿈꾸듯 세상이 변해가고 어느 구석 뱀 허물 벗듯 곳곳에 새로운 세상이 탄생해 서로의 세상으로 초대되는 지금 이 현상계에 현실은 무엇이며 어떤 상태인지 정신 단디 차려야 진화 된 로봇 신세를 면할 수 있게 된다.
인류의 초월 현상이 가상 아닌 가상 세계가 열리고 급속히 변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준비하고 알아야 할 것은 진정 무엇일까?
인류의 진화를 말 그대로 우주적 진화로 볼 수 있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지구가 월 동 준비를 하고 있고 온갖 검댕이를 묻힌 인류는 이제야 초월 우주로 봄을 맞은 지금 평행우주이기에 망정이지 수평이나 수직만 있었다면 우리 우짤뻔 했노..
그래서 시행착오는 우주의 완벽한 질서를 위해 탄생 됐으며 그러려고 손다이크를 지상에 불러 들였던 거다.
아무쪼록 인류는 물리적인 몸체를 벗어나는 순간까지 지구상 에서 끝없이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
왜냐고? 손다이크가 말했잖어 ” 일단 해보고, 아님 말고, 맞으면 됐고 ”
그렇게 우리는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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