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블럭- 1-시간의 블럭

일상의 끝자락이 또다시 어둠의 시간으로 물들어 간다. 어둠은 눈부실만큼 강렬한 태양이 아니면 감히 사라질수 없겠지.. 한낮의 태양을 충분히 충전한 것만으로는 이 밤을 견디긴 어려운 걸까? 더큰 몸 더 정교한 충전 시스템이 있어야 어둠 안에서도 빛으로 존재 할수 있는 걸까?

마지막 남은 에너지가 완전 고갈이 되고 어둠에 스스로를 던져 넣을때까지 뇌와 몸을 부지런히 돌리다 점점히 사라지는 에너지의 방출을 느끼며 닫혀 가는 눈꺼플 안에서 마지막 온기를 느끼다 어둠에 빠져든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눈두덩이에 알수없는 빛줄기를 느껴 자동 반사적으로 뜬 눈에 숫자 2가 맺혔다. 오류.. 다시 자동으로 닫힌 눈꺼플이 또다시 순차적인 오류를 일으키며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다 실낱같은 빛줄기를 마주한다.

태양이 어둠을 지나며 흩뿌리는 빛줄기들이 유리창을 사뿐히 통과해  내게로 다가 온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아침이면 내려오는 맑은 정수같은 빛줄기가 어떤 상황으로 어둠에 묻혀 있었어도 그 모든것들을 가벼이 여겨 단숨에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 되는양 눈 부신 빛속에 가장 평온한 존재로 다시 눈을 뜨게 한다. 살아 있는 이유와 가치를 찾는다면 그것이면 되지 않을까?

침대를 정리하다 새 하얀 시트 위 텅빈 모습이 오묘한 형태로 보여 잠시 당황했다 시선을 돌려 슬그머니 이불을 덮어 놓고는 빠른 몸짓으로 집을 빠져나와 운전대를 잡고 네비를 열었다. 덤덤한 안내 음성이 흘러 나오고 도로 위를 날듯이 슬라이딩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어느새 가늠할수 없는 빛의 속도로 긴 터널을 향해 빨려 들어갔다.

눈 앞엔 어둡고 긴 터널만 있을뿐 자동차에 탄 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측정 불가의 속도와 보일듯 말듯한 점 하나가 나를 이끌었다.

이 길은 어디로 연결된 걸까? 눈을 감은채 어렴풋이 몸을 느끼지만 만져볼수가 없다. 움직여 지지가 않는다.

마치 텅 빈 허공 어딘가에 공기방울들 처럼 뭉글뭉글 존재하는듯 뭉쳐졌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회오리처럼 그렇게 나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어디로 흘러 들어 가고 있는걸까?

[kboard_comments]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Explore

Up Next

Discover

Other Articles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