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0년 지기 지인이 호주에서 잠시 다녀가셨다.
그분을 볼 때면 전력 질주를 해야만 살 수 있었던 끔찍하게 절박했던 나를 떠올리게 한다.
많은 것을 가졌고 많은 것을 누리며 더 바란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보일 수 있는 외형과는 달리 내면에서 타들어가는 외로움과 평생을 한 가지 마음옷만을 입고 살면서 끝날 것 같지 않는 고통스러운 고독에 몸부림치시는 모습은 언제나 안타깝다 못해 몸서리가 쳐진다.
물론 환경도 처지도 나와는 너무 다르지만 그 절박한 외로움이 마치 소리쳐 세상에 알려 나를 구해달라고 누구라도 잡고 매달리고 싶은 그때의 나의 심정 같달까ᆢ
누덕진 그 옷을 이제 그만 벗어던지고 마음 옷이 수십벌인 여느 사람처럼 그렇게 사시는 건 어떻겠냐고 정말 진심을 다해 말해주고 싶은 내 마음이 마치 바람 부는 아찔한 벼랑에 선 사람처럼 나를 미치게 흔들어댄다
그대로 떨어져 빛 없는 세상 안에 수억만 년 잠들며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돋아나게 한다.
어떤 진심을 꼼짝없이 결박 된 채 마주하게 되면 무엇도 해줄 수 없는 그 절박함은 나를 그대로 녹이며 끈적한 눈물로는 흐르지 못해 솟구치는 방울마다 고드름처럼 꾸역꾸역 자란것이 세월 만큼이다
진리는 세상에 넘쳐 폭우로 내려 우리를 때리고 쓸어가며 아프게 가르친다.
아프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혼내주려고 하는 것도 아닐 텐데 그저 한없이 아파 절규한다.
우주의 진리가 알고 나면 달콤한데 알기까지 수도 헤아릴 수 없이 피어리게 고통지고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절망들로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그 지인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야기는 그렇게 나를 아렸던 세계로 안내했다.
세월을 되짚는다는 건 어느새 훌쩍 많은 시간을 건넌 뒤여서 이겠거니 마음으로 토닥여보는 아침, 나의 마음에 갇혀 떠나지 못한 나의 오랜 이야기가 감성적인 아침 음악과 함께 우주 저 멀리로 흘러가 버렸다.
그렇게 다시 난 우주와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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