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늘 위로와 조언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위로와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사람들은 어쩌면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과 지혜롭지 못함을 이유로 본의 아니게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 감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자신들이 가진 지혜로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이미 믿고 있어 들으려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사는데, 늘 내가 마주하는 것은 포기하고 싶은 나, 버리고 싶은 나, 고통받는 나 등 하나는 얻고 다른 하나는 늘 잃는 방식으로 살고 있는 반쪽짜리 나를 만납니다.
우리의 일상은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여 미처 알기도 전에 지나가 버리는 일들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생긴 끊임없는 후회와 절망이 다 수습되기도 전에 또다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들이 일어나 계속적인 무지의 상태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흘러가 버리지요.
이런 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절망을 넘어 포기가 차라리 쉽게 느껴지며, 나의 무게를 대신 짊어질 다른 누군가를 찾아내어 맹렬히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위기를 극복하려 합니다. 이런 상태가 바로 자신을 부정하고 잃어가고 있는 순간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누구의 이야기를 마음 열고 들을 수 있고,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와 다르게 우리 마음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끝없는 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습니다. 내가 필요로 할 때 내 깊은 마음은 가장 지혜로운 모습으로 내게 조언해 주고 있었어요.
내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다른 많은 것들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을 때에도 내 깊은 지혜로운 마음은 내게 옳은 것을 알려주려 애쓰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나 나의 흥미를 부추기는 많은 것들이 나를 이끌어 나를 방황하게 했고, 알아야 할 모든 것들로부터 먼 곳으로 데려가 버렸지요.
그리고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이곳저곳을 헤매며 이 말 저 말로 나의 머리와 가슴을 가득 채워 나를 어두운 감옥에 가두었어요.
나는 긴 시간의 방황으로 이미 지칠 대로 지쳐 누군가 혹은 무엇으로부터 결정되길 바라게 되어요. 더없는 최상의 결과물로 말이지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믿었던 결과는 나를 배신했고, 나는 더 깊은 나락으로 향합니다.
마치 모든 것이 그대로 끝이 난 것처럼 나는 스스로를 놓아버립니다.
이때 누군가는 자살이나 자멸을 시도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새로운 시작으로 알아차리고 수용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한순간의 나락이라는 표현을 절감하게 되는 순간들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기다리지도 못해 끝없이 더 많은 지혜로운 사람을 찾아내는 일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내가 알고 있는 지혜로운 누군가가 있다면 가만히 관찰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그 사람들은 늘 미소가 잔잔하거나 활짝 웃고 있거나, 웬만한 일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더 많이 경청하고 공감하며 당신과 하나 되어 그 이야기들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특징은 사건의 대소보다 사건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바탕에 어떤 선입견이 없으며, 상대방의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여 음미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가운데 당신이 답을 찾도록 작은 단서들을 슬쩍 끼워 넣고 기다립니다. 당신이 발견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도록 웃음을 머금고 말이지요.
당신이 구하려 했던 것들은 어쩌면 대단한 조언이거나 깊은 뜻을 바란 것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들은 당신이 문제로부터 살짝 떨어져 당신의 욕망과 실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아무런 동요 없이 잔잔한 바다처럼 수용하며, 깊은 인내로 당신이 스스로를 직시하고 알아차리도록 간혹 추임새를 넣어주며 거울처럼 마주합니다.
누구나 모든 사람들이 지금 당장 알 수 없는 것을 수용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지혜로운 그들은 이미 많은 것들을 깊이 있게 수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기나긴 인내와 기다림 안에서 스스로 발견해 깨달아 가는 순간들을 환희와 행복으로 알고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너무나 단순해 보이는 그런 모습들은 자연의 모습처럼 스스로 화려하거나 황폐할 때도 가감 없는 단순함으로 표현되며, 그 자체로 의미를 담지 않듯 진화의 역할과 현상으로 덤덤히 지나감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자연의 모습은 온갖 것들이 어우러져도 어색함이 없고 서로를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연스러운 수용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수많은 자연물 중 하나이지만, 어쩌면 자연과 가장 멀리 있는 개념체로 살아가며 스스로를 가두고 그 안에서 자연을 꿈꾸며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넓고 깊은 세상에서 나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지혜로운 그들이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바로 당신 안의 당신임을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네요.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 더 여유롭게 나를 바라보기를 시작해 보아요.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당신과 또 다른 당신만이 존재하는 유일한 당신의 세상. 그 누구도 개입할 수 없고 종용할 수 없으며, 모든 기회와 선택이 즐비한 세상입니다.
그러니 이제 그 세상에서 맘껏 자신을 탐구하고 발견하며 무한한 자유를 꿈꾸며 살아가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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