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꿈이었을까
그렸다 지우고
또다시 그리기를 반복하며
지난밤 잠시 떠올랐던 그 생각에 빠져
가지도 못하고 머물지도 못한다.
애써 그리고
한숨으로 지우던 무수한 시간들은
이름 모를 얼룩으로 번져간다.
번져가는 속도를 잡지 못해
사람들은 그 얼룩에 이름을 붙인다.
마치 새로운 무엇이 탄생한 듯
착각 속에서 환희의 미소를 짓는다.
단 한 번도
온전히 스스로를 바라보지 못한 채
허공에 드리운 그림자를 붙잡으려
울고 웃는다.
가늠할 수 없는 짙은 욕망들이
서로 뒤엉키고,
모두가 잔을 들고 파티에 모여든다.
초대받지 못한 자들은
영혼을 팔아 화려한 모습으로 치장하고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불나방처럼 몸을 던진다.
최고의 최고를 향해
모두가 엄지를 세우고
기꺼이 모든 것을 걸고 전력질주한다.
달리다 무릎이 꺾이고
숨이 막혀
길바닥에 널브러진다.
그 위로
또 다른 심장들이
끝없이 멈춰간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와글대던 음성은 사라지고
또렷한 내가 보인다.
내 앞에
내가 서 있다.
홀로 걷는 길 위에 펼쳐지는 풍경은
편안하고 고요하다.
쉼 없이 걸어가는데도 지치지 않고
날이 더해질수록 안정되어
세상 안에서 오롯해진다.
내 앞을 걷는 내가
나를 안내하고
나를 안아주며
사랑 안에 머물게 한다.
무수한 시간을 걷고 있는 그대들.
보이는 세상에 깊이 빠져들면
빛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 지옥에 빠져 자신을 놓치고 만다
학문을 순수히 받아들이고
내면의 견문을 깊게 해야 한다.
바깥으로 드러난 세상은
결국
내 안이 비추어진 세계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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