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어머니와 함께 타이타닉호에 오릅니다.
어머니의 욕망과 사회적 시선에 못 이겨 마음에도 없는 부유한 한 남자를 맞이합니다 마음에서 퉁겨진 그 남자는 값비싼 보석과 여자가 좋아하는 그림 등 부질없는 환심으로 파고 들어가 봅니다.
여자의 텅 빈 가슴 위로 ‘바다의 심장’이라 불리는 더없이 귀하고 값비싼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걸리지만 여자만큼이나 오갈 데 없어 보이는 목걸이를 낯설게 느끼며 고이 덮어 넣어 둡니다. 아름답고 화려한 것은 그렇게 담보가 되어 여자는 그에 걸맞은 모습으로 차려입고 여기저기 장식처럼 한 남자 곁에 머물게 됩니다.
어떻게든 여자의 마음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보려는 부유한 그 남자와 곁에 있기만 해도 숨이 막힐 것 같은 그 여자는 우격다짐의 시간을 보내며 여자는 죽을힘을 다해 버텨 봅니다.
그러다 정말로 용기를 내어 죽음의 문 앞에서 깊은숨을 쉬고 있을 때 그 여자에게 한 젊은 남성이 다가옵니다.
남루한 옷을 입은 그의 모습에서 자유롭고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여자는 하마터면 발을 헛디딜 뻔합니다.
운명의 손길은 그렇게 두 사람을 하나로 나란히 마주하게 합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서로의 운명을 알아차렸고 받아들이면서 거침없는 자유로의 행로에 서로를 맡겨 놓습니다. 어떤 이유가 필요했었을까요? 서로를 향한 모든 것들이 그저 함께 여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을.
싸구려 술을 마시고 온몸이 젖어 들도록 춤을 추며 깔깔대는 웃음이 멈추질 않습니다. 화가 난 부유한 남자는 자유를 향해 도망친 여자를 다시 빼앗아 오겠다며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살벌한 추격전도 그 둘의 웃음을 거둘 수는 없습니다. 그들에겐 되레 은밀하고도 짜릿한 시간이 더해집니다.
언제나 그렇듯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은 신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지요. 마치 그 깊이를 시험해 보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타이타닉호는 거대한 빙하를 만나고 모든 것들이 쪼개지고 흩어지며 멈출 것 같지 않던 웃음을 단번에 날려 버립니다.
그렇게 단시간에 시꺼먼 바다를 향해 모두를 쓸어내리고 얼어 죽어가는 남자와 그 손을 끝까지 놓지 않는 여자를 바라보며 신은 감탄을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운명은 받아들이는 자의 몫이고 그 안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깊은 사랑이 있다 라고 말입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그 여자는 세상의 이야기 속에서 오래전 그 사랑을 다시 꺼내봅니다.
잘 포장된 욕망 속엔 언제나 그럴듯한 모습의 사랑 이야기와 더 깊이 감춰진 신도 어쩌지 못하는 진짜 사랑이 함께 있습니다.
그 깊은 진짜 사랑으로 들어가는 관문은 너무도 달콤하고 때로 위험을 감수하기도 해야 하지만 한번 들어가면 다신 나오고 싶지 않은 곳일 겁니다.
사랑이란 단어 앞에 소유격 대명사를 가져다 사용하는 건 너무나 당연히 들립니다. 나의 사랑 나의 잭 등등 얼마나 깊은 사랑으로의 여행이 시작된 걸까요?
이 대목에서 확대경을 올려 다시 보기 해볼까요?
“나의 사랑~~ 나의 잭~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해요~~” 라는 말의 의미는ᆢ ” 모든 존재의 원천인 사랑 상태인 것을 내가 지금 깊이 느끼고 있어요 ~~~그 안에 온전히 들어와 너와 나의 구분 없이 하나의 상태로 있어요. 잭~ 이 상태는 언제나 변함없이 같을 거예요~~~ 그게 사랑이라는 상태니까요~~~ ” 라는 말로 해석됩니다.
상태에 대한 과몰입이 때로는 방향을 잃어 더 깊어져야 마땅할 상태로의 행로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고통의 바다로 던져 넣으며 식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때를 기다리게도 합니다.
말은 상태를 대변하는 중요 도구이며 오류의 도구 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지금 혹시 화려한 타이타닉호에 탑승하신 걸까요?
그렇다면 곧 진짜 사랑을 마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부딪히고 깨져 어디로든 쓸려가도 서로의 세계에서 이탈하는 일 없도록 지금 그 사랑 안에 깊이 머무시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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