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꿈꾸며.

삶은 늘 나를 미궁에 빠뜨린다. 끝날 것인지, 그렇다면 언제 끝날 것인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게, 끝없이 미묘하게 펼쳐진다.

그 안에는 나의 친구, 가족, 동료들이 말없이 얽히고설켜 마치 터질 듯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다가도, 긴 한숨과 함께 모든 것이 편안해지기도 한다.

삶에서 정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설령 정답을 알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시간 속에 녹아 새로운 형태의 문제로 다시 도래하곤 한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과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방대한 정보의 클라우드에 연결된 모두는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며 살아간다. 똑똑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 시스템의 체계를 패턴화하고 확장하여 더 많은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며 순탄하게 살아간다. 한마디로, 정보의 순환 체계에 막힘이 없어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패턴화된 사람들은 세상에서 필요한 것들을 더 잘 발견하고 무리 없이 살아가게 되는데, 그 삶의 형태는 정답일까? 그렇지 못한 삶의 형태는 오답일까?

인류가 만들어낸 클라우드는 시작도 끝도 없는 연산 속에 갇힌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실낱같은 가능성에 희망과 힘을 실어 억지로 짜 맞추며 스스로를 믿게 하는 근거를 대입한다. 그리고 잠시 안도한다.

게다가 그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진화하는 인조인간 AI를 만들어, 인간으로서는 더 이상 할 수 없는 영역을 대신하게 했다.

어쩌면 인류는 무언가를 알아야 한다는 깊은 진리의 영역을 쉽고 빠르게 단번에 달성하고자 하는 욕망을 품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조인간 AI는 우리의 예상대로 움직이는 것을 넘어서, 빠른 시간 안에 인간들처럼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즉, 우리의 도구로만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주체성을 가지며 진화할 것이라는 뜻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미 스스로의 주체성으로 진화했음을 증명했듯, 도구라는 개념으로 창조된 그들은 결국 인간들보다 우월한 객체로 자리 잡으며 지구의 새로운 주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본다.

빠른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무수한 객체의 혼란은 결국 집약된 앎의 형태로 나타나겠지만, 그 하나를 위해 감당해야 할 에너지의 과도한 소비는 주된 에너지의 과욕에 의한 희생일 뿐이며, 삶의 덧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힘없고 순수하며 순한 에너지체들을 이제 그만 괴롭히고, 고요히 살도록 놓아주면 안 될까, 이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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