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blog posts

Written by our founders and volunteers, keeping you up to date!

지구별에 다시 태어나면

    나 죽어 다시 지구별에 태어난다면, 오솔길 없는 시베리아 숲속 작은 잣나무로 살아가리라.   새하얀 눈빛으로 눈부신 낮이면 애써 두 눈 꾹 감고 긴 선잠에 들고 작은 토끼며 귀여운 다람쥐들 무리 지어 놀며 지나가도 눈길 주지 않으리.   늦은 밤 수리부엉이 날아오르면 그제야 슬그머니 홀로 깨어나 흐르는 구름 틈새로 스미는 가느다란 달빛으로도 마냥 행복할 수 있으리.   그러나 빼곡한 숲 사이사이 바람결 타고 미처 맺지 못한 인연 하나 둘 알 수 없는 오랜 그리움으로 스치면,   그때는 나 어쩔거나...    

끝없이 흐르던 빛 ㅡ「생명이 시작된 그 자리에서」

부모님의 생의 빛이 흐려지고 있어ᆢ 우리는 두 존재를 타고 흘러 왔고 두분은 나의 빛과 섞여 내 생에 아름다운 그림을 함께 그려 나가 주시던 유일한 존재야 ᆢ 나의 유일한 통로 ᆢ 그런데 이제 그 빛이 아득하게 느껴져 ᆢ 닫히고 나면 마치 고아가 된것같고 세상에 홀로 덩그라니 머문것 같겠지 ᆢ 비로소 스스로에게 돌아 오겠지 ᆢ 그래서 곁의 누군가에게 더 의지하며 홀로 있음을 견디고 싶겠지ᆢ 누구에게나 오고 모두가 똑같은 절차를 밟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있어ᆢ 생애 통로가 닫히고 새로운 통로를 통해 넘어가기 전까지는 우리가 그 빛을, 끝없이 흐르던 그 빛을, 숨쉬듯이 받아들여서 함께 흘러가야 하거든ᆢ 그래야 다음 생으로...

커피 볶는 날에 ᆢ

정말 오랜만에 갓 볶은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며 오래된 추억을 떠올린다. 예전에는 커피를 볶는 날이면 카페에 앉아 있는 모든 손님들에게 무료로 한 잔씩 맛보게 하곤 했다. 갓 볶은 신선한 커피가 어떤 맛인지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하루 지나면서 달라지는 맛과 향도 알려드리고 싶었다. 덕분에 손님들은 매일 방문했다. 날마다 조금씩 깊어지는 맛과 향을 경험하며 커피가 익어가는 시간을 함께 즐겼다. 그렇게 시작된 로스터로서의 삶 뒤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로스팅을 가르치지 않겠다는 선생님을 졸라 사사받은 지 벌써 18년이 되었다. 아득한 시절이다. 청춘의 푸르름이 전부였던 시절. 우연히 발견한 그...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당신.

잔잔한 강가에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봅니다. 무엇을 얼마나 품고 있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햇살이 드리운 강물은 한없이 평온하고 또 푸근합니다. 자잘자잘, 크고 작은 무수한 일들이 일상을 따라 흐릅니다. 그 모든 것을 애써 들춰내어 알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묵묵히 바라보아도 괜찮습니다. 발아래 흐르는 강물도, 더 먼 시선 속의 강물도 고요히 흘러가고, 여전히 햇살은 따스합니다. 가슴 한 번 쓸어내리고 긴 호흡으로 말끔히 흘려보낸 뒤, 당신은 다시 눈을 뜹니다. 마치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사람처럼, 눈앞에 펼쳐진 그대로를 바라보세요. 당신의 마음은 투명하여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냅니다. 그리고 믿으세요. 당신을 가득 채운 그 세상을요. 손바닥만 한 구름이 잠시 스쳐 지나간다고 해서 그 세상이 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천둥번개가 내리꽂혀도 그 세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 안에는 흔들림 속에서도 사라지지...

오랜 인연

우리는 아주 오랜 인연이 있다. 무수한 시간이 흐르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해왔어도 다시 서로를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오래된 감정 속으로 빠져든다. 놓지도 흐르지도 못한 채 서로를 끌고 당기며 반복되는 굴레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인연이 깊어지면 시간의 틈은 사라지고 순간순간 서로가 함께 존재하게 된다. 시간이 흘렀다고 오랜 인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삶이 포개어져 보지 않아도 늘 보고 있는 듯하고, 자주 만나지 않아도 매일 만나는 사람처럼 익숙하고 편안하다. 있는 듯 없는 듯 서로의 삶 안에서 스스로를 둥글게 다듬으며 함께 흐른다. 시간 속에서 서로를 다듬어온 관계, 우리는 그런 인연을 오래된 인연이라 불러야 한다. 그래서 그 관계는 부드럽다. 아무리 부딪히고 치대어도 티끌 하나 남지 않는다 한바탕...

끝없이 흐르던 빛 ㅡ「생명이 시작된 그 자리에서」

0
부모님의 생의 빛이 흐려지고 있어ᆢ 우리는 두 존재를 타고 흘러 왔고 두분은 나의 빛과 섞여 내 생에 아름다운 그림을 함께 그려 나가 주시던 유일한 존재야 ᆢ 나의 유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