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0월 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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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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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이 갈라지는 길 위를 홀로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앞서가려 한다.

빠르게 먼저 가는 길이 그 길이 아니오
세상에 잔뜩 널어 놓은 닦지 못한 종잇장들
먼저 말한들 오류이고
많이 말한들 쓰레기인데
무엇하러 그리 바삐들 서두르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앞다투어 앞장서길 바라니

애달피 일러 놓은 무수한 말씀이
썩어가는 강물에 떠밀려 사라지려 하네

세상에 드러나는 거짓된 찬사에
그대 그렇게 놀다 가려나

변함없는 진리는 대단하지도 않아
그대 발끝에 스치듯 나뒹구네

이보게 그대,
태양이 쉼 없이 그대를 비추는 이유는
어린 그대가 길을 잃을까 바라봄인데
어찌하여 그대는 어두운 길을 자처하는가

그대 지나는 발길마다 어둠이 묻어
지우지도 못하는 얼룩이 그대를 따르니
온 세상에 뿌려 놓은 어둠의 자취들

숨결 같던 태양도 형식을 지우고
우두커니 남은 길 없는 어둠 속에서
그대 그렇게 얼룩으로 남아
시록시록 사라져 간다

(*시록시록 — 존재가 아직 머물러 있으면서도 지금의 형상을 조금씩 놓아가며 다른 존재의 형태로 옮겨가는 모양. — 보명의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