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0월 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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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세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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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Eye-Walking’* 시간이야.

설거지는 마쳤고, 티백 우려지는 향이 솔솔 퍼지고 있어.

만추의 안개가 조금씩 옅어지면서 제대로 산책 분위기가 되었어.

 

첫 코스는 언제나 코스모스, 너야.

여름 한철 내내 피고 지는 널 뻔질나게 만났어.

말라깽이가 원색 스커트 건들거리는 매력 하나로 버티더니,

오늘은 아침 햇살에 제법 반짝이기는 하네.

그 많던 꽃 다 보내고 겨우 네 송이 남았구나.

하나는 벌써 오늘내일한다.

삼총사도 나쁘진 않지.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너나 나나 별반 다르지 않네.

 

어이쿠~ 아니다.

꽃잎 떠난 자리마다 까만 씨앗 빼곡한 열매 하나씩,

너희 세월은 거기 다 숨었구나.

눈 감고 귀 기울이니 보이네.

 

‘나풀대는 흰나비에 끌려 허락했던 첫 키스의 날

자칫 허리 꺾일 뻔한 매서운 바람을 옆 단풍나무에 기대 버티던 아찔한 날

초가을 보름달이 만든 밤 풍경에 넋을 놓고 밤을 꼬박 새운 날

아무리 설명해도 옆집 나팔꽃이 못 알아들어 속이 터졌던 그다음 날’

 

내 세월은 어디로 갔지?

너보다 60번도 더 많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냈는데,

눈 감고 귀 기울여 찾아봐.

어디 숨었는지 보이니?

 


*Eye-Walking: ‘아이쇼핑(Window shopping)’에서 착안한 조어. 실제로 걷지 않고 가만히 앉아 눈으로만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시선의 산책’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