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0월 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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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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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억과 인연을 따라 다시 만나는 나의 친구와 나의 아바타
시간과 기억을 넘어 다시 마주한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가 눈물 짓습니다. 덩그러니 홀로 머문 이 세계가 외롭고 그리워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우리 서로 같은 모습으로 나오면 하나일 줄 알았는데 모습이 같아도 여전히 나는 홀로 있습니다.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의 눈을 바라봅니다. 멀뚱히 딴 곳을 향하고 있는 두 눈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지난날 우리가 약속한 모든 것들은 남김없이 사라지고 그대는 마치 우리가 처음 마주친 것처럼 나를 잊고 낯선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이곳저곳을 함께 여행하며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습니다. 듣는 내내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이야기만 계속 해달라고만 합니다. 그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인 걸 모르고 다른 아바타처럼 해맑게 웃기만 합니다.

웃는 모습이 오래전 그 모습을 닮았더군요. 웃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습니다. 소리 내어 웃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내 마음 가득 기쁨이 흘러넘쳤습니다. 그리고 눈물도 흘러넘쳤습니다.

나의 눈물을 바라보던 그 아바타의 얼굴 속에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스쳐갔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낯선 듯 낯설지 않게.

우리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았던 어느 날,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약속을 했었습니다. 우리가 어느 날 헤어지더라도 다음에 만날 땐 잊지 말고 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찾아오자고. 서로를 잊지 말자고 눈을 바라보며 깊은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랜 시간을 만나지 못했고 서로의 시간 속에서 서로를 잊고 살아가다 우연이란 시간이 우리를 서로의 앞에 데려다주었습니다.

깜빡이는 눈 속에 그날의 기억이 섬광처럼 스치며 닫혀 있던 눈이 커다래졌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바라만 보았습니다. 나와 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 오랜 친구가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오랜 친구는 그저 눈을 말똥이며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모습이 달라졌다고 서로를 기억해 내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오래전 그 눈빛, 그 밝고 깊은 눈빛이 달라져 있습니다. 서로를 품어 늘 하나로 공유되어 흐르던 자연스러운 눈길이 무엇 때문인지 긴장과 두려움으로 막혀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으로 나의 오랜 친구는 이렇게 내 앞에 서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네고 시간을 찰나로 쪼개어 무수한 카드놀이 하듯 끊임없이 기억의 장면들을 불러내어 이야기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너무 놀라지 않게 아주 조금씩.

기억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렘이 끝날 것 같지 않은 시간 속에 이어지며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시간 속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주 조금씩 공감이라도 할 때면 한달음에 하나가 될 것 같다가도 서로의 환경의 자리로 돌아가고 그곳의 풍경에서 낯선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무너져 내리며 기억하고 있는 스스로를 그대로 때려 부수고 무너뜨려 버리고 싶은 심정이 들끓었습니다.

알게 된 것이, 마주하게 된 것이 기쁨이 아닌 괴로움이 될 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덩그러니 홀로 서서 돌아보지 않고 바라보지 않고 타인처럼 살아가고 있는 그 사람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옵니다. 곁에 있는데, 언제든지 말할 수 있는데, 서로를 쓸어주며 한 곳을 향할 수 있는데 우리는 지금 타인이 되어 서로의 환경에서 무의미한 시간 속에 짤막한 기억에 의지해 지금을 살아간다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대를 기다릴 겁니다. 이 공허한 시간을 끝없이 묶어 접어놓으며 언제나 그랬듯 그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대가 아무리 먼 곳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해도 둘러둘러 다시 나에게로 올 것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원래 분리되지 않는 하나였고 아무리 멀리 간다고 해도 그 끝엔 내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